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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호

2021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27 | 유수민 경희대 관광학부 (서울 숭의여고 졸업)

“공정여행에서 찾은 관광 전문가의 길 모두가 행복한 여행 꿈꿔요”

여행 일정에 맞춰 스케줄을 짜고 계획하는 일은 어릴 때부터 다져온 유수민씨의 취미다. 태국과 일본, 유럽 등으로 가족여행을 다닐 때도 부모님이 그에게 일정 짜기를 맡길 정도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해 ‘공정여행’을 접하면서 외교관이었던 꿈이 관광 컨설턴트로 바뀌었다. 수민씨는 민간 외교 동아리 ‘반크’와 서울시 관광안내자원봉사단에서 활동하며 우리가 속한 사회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일반고 내신 3.14등급으로 경희대 관광학부 네오르네상스 전형에 합격하기까지 수민씨의 파란만장 대입 도전기를 들었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사진 이의종



유수민 경희대 관광학부 (서울 숭의여고 졸업)


윤리적 소비·공정여행으로 품은 ‘관광 컨설턴트’의 꿈

제주도 여행을 앞둔 친구들은 으레 수민씨를 찾았다. 친구들은 그를 ‘제주도 여행 컨설턴트’라고 불렀다. <생활과 윤리> 시간에 윤리적인 소비에 대해 배우며 공정여행을 접했고, 친구들에게 쉽게 설명해주려고 제주도 공정여행 상품을 개발해 발표했는데, 그때 붙은 별명이다.

“<희망을 여행하라>라는 책을 읽으며 화려한 관광 도시의 부흥과는 대조적으로 현지 주민들은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히말라야 트레킹 관광의 이면에 숨겨진 포터들의 노동 착취 현실을 확인하며 충격을 좀 받았죠. 내가 그토록 좋아하고 사랑하는 여행의 어두운 그림자를 확인하니 서글프기도 했고요. 그래서 모든 사람이 행복한 ‘공정여행’에 더 깊이 빠져든 것 같아요.”

공정여행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제주도 공정여행 상품 개발’이다. 현지 주민의 안내로 제주도 마을을 구경하고 청년 농부들의 가게에서 신선한 제주도 특산품을 구매하는 일정을 여행 상품에 추가했다. 상품 설명을 들은 친구들의 반응도 뜨거웠지만, 여행 상품을 구상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수민씨에겐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들었다. 이후 1학년 진로 희망 란의 ‘외교관’이 2학년 때는 ‘관광 컨설턴트’로 달라져 있었다.


부족한 내신을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로 보완

3학년 1학기 내신을 2.3등급까지 끌어올렸지만, 수시 원서를 쓸 때 평균 등급이 3.1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지원하기로 마음먹고 학교 활동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지만, 교과 성적은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전공 적합성’에 중점을 많이 뒀어요. 내신이 약하니, 관광 분야에 관심과 애정이 많고 관광학부에 진학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했는지 부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활동은 서울시 관광안내자원봉사단에서 청소년 봉사자로 안내와 통역에 참여한 경험이에요. 많은 외국인과 소통하며 안내하는 봉사의 의미도 컸지만 관광 현장의 최일선을 직접 체험했다는 점에서 뜻깊었어요.”

해마다 열리는 교내 자기소개서 쓰기 대회에 참여한 것도 대입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3학년이 된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허구로 작성하는 형식이었다. 1학년 때는 금상을, 2학년 때는 은상을 받았다. 학교생활을 하며 수시로 꺼내 읽어보곤 했는데 ‘상상 속 내 모습을 완성하려면 지금 난 뭘 해야 할까’라는 고민의 단초가 됐다.

“그때 작성한 내용이 실제로 3학년 여름방학 무렵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참고자료가 됐어요. 초안은 금방 나왔지만 다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꽤 힘들었거든요. 평소 웃음도 많고 밝은 성격인데 그땐 우울감까지 느꼈어요. 자기소개서의 글감이 많긴 하나 뭘 넣고 빼야 할지 판단이 안 서니 혼란스럽고 조급해지더라고요. 관광학부에 대한 제 열정을 최대한 솔직하게 드러내는 쪽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죠.”


대학 관광학부 교육과정에서 진로 보고서 힌트 얻어

대입을 준비하며 학교 안에서 관광 산업 내용을 접하기 쉽지 않아 힘들기도 했다. 독서는 물론 진로 탐색 보고서나 발표를 준비할 때 자료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학교 도서관에도 관광 산업 관련 도서가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경희대를 비롯해 숙명여대, 세종대, 경기대 등 관광 관련 학과 개설 대학의 홈페이지를 찾아 전공 과목의 이름 안에서 발표 주제를 찾는 방법이었어요. 그렇게 힌트를 얻어 <영어Ⅰ> 수업 시간에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마이스 산업’을 주제로 다뤘죠. 마이스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인데 대학 강좌명에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필요하다 싶은 게 있으면 두려움 없이 도전을 거듭했다. 서울시 관광안내자원봉사단 활동 역시 관심을 두고 준비한 결과다.

“1학년 때 잠깐 서울시 고궁 안내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관광안내자원봉사단에서 청소년 봉사자로 안내와 통역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당시엔 나이 제한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지만, 연중 일정 기간에 한시적으로 신입 봉사자를 뽑는다는 걸 알고 2학년이 돼 수시로 서울시관광협회 홈페이지를 클릭했죠.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성적과는 별개로 영어회화에는 자신 있는 편이라,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의 만남에 더 설레었죠.”


진학 대학과 학과 목표 구체화하자 내신 성적도 상승

시험 기간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것에 비해 성적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늘 긍정 마인드를 놓지 않았고, 특히 중학교 때부터 다져온 노트 정리 습관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자신 있었다.

“과목별로 노트를 만들어 세 번 이상 수정했어요. 처음엔 교과서 내용과 선생님들이 주신 유인물로만 노트를 만들고, 그다음엔 제가 푸는 모든 문제집을 모아 교과서에 빠진 내용을 추가로 적었어요. 마지막으로 문제집을 전부 푼 다음, 틀렸거나 몰랐던 문제를 모아 해설을 참고하거나 선생님께 여쭤본 뒤 그 내용을 다시 노트에 추가해 정리했죠. 시험 당일엔 그 노트 한 권만 봐도 충분할 정도였어요.”

3등급 중반이던 성적이 3학년 1학기에 2.26으로 상승했다. 비결을 묻자 수민씨는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가 명확해지니 학습 동기가 강하게 작용했고, 그 안에서 성적 상승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막연히 ‘인 서울’ 대학의 관광학부로만 생각하다가, 무슨 일이 있어도 경희대 관광학부에 합격해야겠다고 목표를 세우니 어느 정도로 성적을 올려야 할지 감이 오더란다.

“예를 들어 이번 시험에선 최소 지필 평가 90점 이상을 받아야 이번 학기 최종 내신이 2등급이 된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공부했어요. 학습법이나 시간 등 특별히 달라진 것 없이 내가 받아야 할 점수를 머릿속에 새기고 공부했을 뿐인데 신기하게 성적이 오르더라고요. 생각해보면 3학년 1학기에 제 주변의 중위권 친구들이 정시로 전향하거나 수시 원서 준비로 흐트러진 부분이 있어서 내신을 올리기 조금 수월했던 것도 같고요.”


관광 산업 분야에서 사람들과 따뜻하게 소통하고파

요즘 수민씨는 단과대 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단과대 안에 여러 교내 축제나 행사들이 있는데 아직은 코로나로 인해 제약이 많아 아쉽다고.

“다양한 이벤트나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일을 빨리 해보고 싶어요. 온라인이긴 하지만 대학 수업도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경제>를 선택하지 않아서인지 <경제학원론> 수업이 많이 어렵지만, 제 관심 분야인 관광 마케팅을 다루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유산과 역사지리> 수업은 제 특기(?) 분야인 만큼, 행복한 시간입니다. 특히 삼국시대의 여러 무덤 구조와 문화재들을 배우며 각국의 특징을 깊이있게 비교·분석한 점이 흥미로웠어요.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서 하고 싶었던 전공 공부를 시작했으니 무조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어떤 사회인으로 성장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다. 다만 작은 꿈은 하나 있다.

“3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스위스에 가 그 지역의 관광 산업에 대해 더 깊이 경험해보고 싶어요. 모두가 행복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어떤 직업이 됐든 관광 산업 분야에서 사람들과 따뜻한 소통을 나눌 수 있는 일이라면 제 가슴이 두근거릴 거라 확신합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학생부


1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외교 민간 동아리 반크(VANK)에서 독도경비대 편지 쓰기, 위안부 관련 영상 감상 등의 활동에 성실히 참여함. 우리나라 문화에 관심이 많아 한국청소년통역단에서 우리나라 고궁 가이드와 대한민국 소개 자료를 만드는 봉사를 꾸준히 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과학교양> ‘세계의 랜드마크 속에 숨겨진 과학 원리’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주제 선정과 발표 자료, 발표 아이디어를 내는 열의와 열정이 돋보임. <정보> 파이썬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배우고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주제를 정해 ‘지역 축제 알리미’ 프로그램을 작성함. 지역별 축제와 숙박 정보 등의 추천 기능을 담음.


2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서울시 관광안내자원봉사단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게 영어와 중국어 소통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아픈 외국인 관광객을 병원으로 안내하는 등 적극적 역할을 함. 공정여행에 관심이 많아, 직접 1박 2일 제주도 공정여행 일정표를 짜서 친구들에게 선보이고 큰 호응을 얻음.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영어Ⅰ> 마이스 산업과 관광을 결합한 마이스 관광 산업 촉진에 대해 발표하면서 도표와 효과적인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친구들에게 자세히 소개함. <한국지리> 수행평가에서 ‘지하철로 떠나는 여행’을 심화시켜 급우들과 1년 동안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함. 활동의 리더로서 주도적인 역할과 뛰어난 협동심, 지도력을 발휘함.


3학년

▒ 창의적 체험 활동 관광 컨설턴트를 꿈꾸는 학생으로 자율동아리를 결성·운영함.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관광 산업의 위기와 관련해 신문 기사와 연구 논문을 참조해 관광 업계의 피해 사례와 관광에 대한 국민 의식 현황을 조사하고, 다양한 국가 정책과 정부 시스템, 마케팅 방안을 연구함.

▒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세계지리> 사람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국내외의 독특한 지형을 찾아 이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싶어 함. <윤리와 사상> 관광 기업의 경우, 가치 창출은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논리를 펴며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노력해야 함을 주장함.


선택 과목


▒ <한국지리> <세계지리> 한국 국토에 관심이 많았고, 어릴 때부터 국내 여행을 하며 접한 여러 지역을 더 알고 싶어 선택했다. 특히 <세계지리>는 가장 흥미로웠던 수업이다. 세계 각국의 지도를 보며 나라 이름을 암기하는 걸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세계 지도 위에 국가명을 적어 넣는 것이 고3 생활의 기쁨 중 하나였다.

▒ <종교학> 평소 종교가 없어 여러 종교를 접해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 수업을 통해 세계 여러 종교의 기원과 특징, 종교문화 등을 배우며 인문학적 교양을 쌓을 수 있었다.

▒ <생활과 과학> 과학과 관련한 여러 주제를 접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배우며, 현재 코로나로 인한 관광 위기에서 인공지능과 스마트 도시의 개념을 연결한 ‘스마트 관광 도시’를 구상하는 시간이 흥미로웠다.

▒ <정치와 법>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해 지나치기 쉬운 ‘정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 수업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상 경험하고 볼 수 있는 선거, 이익집단의 활동, 여러 정치 주체들의 존재 이유, 우리들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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