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부자는 누구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질문의 답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었지만 2021년 7월 30일부터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라고 해야 옳다. 이는 온라인에 기반한 플랫폼 기업이 오프라인의 거인 기업을 넘어서며 제품으로 경쟁하는 시대의 종식을 고한 상징적인 사건이라 하겠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잘나가는 기업도 플랫폼 기업이다.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 4개 기업 시가총액의 합은 약 3천200조 원에 달한다. 대다수 국가의 국민총생산량(GDP)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이보다 GDP가 높은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밖에 없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져가는 플랫폼 기업, 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또 우려되는 지점은 뭔지 그 명과 암을 담아봤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연합
STEP 1 이슈 맛보기
‘포노사피엔스의 놀이터 플랫폼’ 방
무상이 내일아! 뉴스 봤냐? 대애박~ 카카오 짱이 재벌 짱을 이겼다니까! 흙수저의 성공 신화라고 막 여기저기 나오고 난리 났어!
내일이 무상아, 부탁인데 너만 알아듣지 말고 나도 알아듣게 말해주면 안되겠니? 너무 무리한 요구인가?
무상이 야야~ 됐고! 우리 아빠는 가슴을 치더라. 삼성전자 말고 카카오 주식을 샀어야 한다나 뭐라나.
내일이 그러게 말야. 네 꿈이 재벌 2세인데 아버님이 더욱 분발하셔야겠다.
무상이 아빠가 노력을 많이 안 하시는 것 같아 보는 나도 가슴이 쓰리다. 그래도 가만 보니 요즘은 성공 신화를 이루기가 전보다 더 쉬워진 거 같더라고. 플랫폼은 큰 자본이 없어도 누구나 아이템만 있으면 뛰어들어서 내 기업을 키워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곳이잖아. 우리 아빠가 어서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할 텐데….
내일이 맞아. 이제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 없는 시대가 왔다고 하잖아. 코로나19로 더더욱 쇼핑과 음식 주문 모두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고. 자, 머잖아 플랫폼 기업을 이끌 무상아! 우리 건강한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금부터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또 그에 따른 문제는 뭐가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STEP 2 언론으로 본 핫 토픽
STEP 3 이슈 꼼꼼 분석하기
365일 24시간 함께하는 플랫폼
지금 이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플랫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야. 이 말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면 우리의 하루를 곰곰이 떠올려보자.
아침에 눈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너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하는 건 무엇? 스마트폰! 딩동댕~ 이는 바꿔 말하면 플랫폼을 계속해서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
놀라운 건 말야, 이 같은 현상을 불과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는 거야. 인류에게 플랫폼이란 그저 ‘기차역의 승강장’일 뿐이었다는 말씀이지.
오늘날 플랫폼은 더욱 다양한 의미로 활용되고 있어. 어떤 계획이나 목적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는 장(場)이 형성되면 그것을 플랫폼이라고 지칭해. 전통시장, 백화점, 증권거래소, 토론회장 등이 좋은 예시라 할 수 있겠군.
플랫폼이 지금과 같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완전) 인터넷과 모바일 덕분이야. 물리적 한계가 분명한 오프라인 플랫폼에 비해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적 발전으로 이룩한 가상공간에서의 플랫폼은 개방과 공유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줬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놀라운 공간이라니!
지금의 우린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네이버와 구글 같은 검색 플랫폼에서 백과사전 저리 가라 할 만큼의 어마어마한 정보를 찾으며,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가지 않고도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더 많은 쇼핑을 즐기고 있지.
오죽하면 혁신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실리콘밸리에서 ‘제품만 만들지 말고 플랫폼을 만들어라’라는 말이 나왔겠니.
어때? 여기까지 읽다 보니 카카오 짱이 삼성전자 짱을 넘어선 이유가 쫌 이해되지?
플랫폼, 공유와 개방으로 자라다
더 이상 제품만으로 경쟁하는 건 무의미한 시대가 됐어. 눈에 보이는 실체도, 손에 잡히는 그 무엇도 없는 플랫폼이 세상을 바꾸고 있지.
예를 들어 네가 갖고 있는 어떤 물건을 판매하고 싶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까? 당근 ‘당근마켓’에 올려야지 그것도 모를 줄 아냐고? 오~ 아주 똘똘하게 플랫폼을 이용하겠다고 바로 답하네!
이러한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표준화된 기능을 누구에게나 제공한다는 거야. 상품 소개부터 결제와 대금 정산, 배송 업체에 물건을 보내고 소비자에게 통보하는 것, 또 판매 현황을 집계하는 기능 등 마케팅 툴과 관련한 기본적인 요소들을 플랫폼 운영자가 제공하기 때문에 공급자는 제품 마케팅만 신경 쓰면 돼.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하려면 창업 비용이 눈 튀어나오게 많이 들지만 플랫폼은 추가 유통이나 마케팅 비용 없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니 진정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인 셈이지.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찾을 가능성이 더 커지겠지? 그렇게 소비가 늘어나면 플랫폼은 다시 더 많은 공급자를 끌어들이게 되고 그러면 더 큰 소비가 일어나고 또… 그, 그만!
플랫폼은 또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내기도 했지.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와 우버를 들 수 있겠군. 우리에게도 ‘카풀’과 ‘타다’가 있었고.
STEP 4 생각 그릇 키우기
플랫폼이 빚어낸 양극화
플랫폼 기업이 기존 기업과 다른 점은 재화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거야. 그저 서로 다른 이용자 그룹을 연결해 상품, 서비스를 거래하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익을 창출하지.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플랫폼 산업의 성장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그렇다면 과연 이 비대해진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나?
전 세계 일일 이용자가 20억 명 이상인, 가장 성공한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페이스북의 가치는 약 520조 원이지만 고용된 직원은 1만7천 명에 불과해. 이게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한다면 마블 영화로 너를 즐겁게 하는 디즈니를 한 번 살펴보자. 디즈니의 시가총액은 페이스북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직원은 그보다 10배 이상인 18만5천 명이야. 또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인 유니레버와 인텔의 시가총액은 페이스북의 3분의 1도 안 돼. 그러나 각각 15만이 넘는 중산층 가구를 떠받치고 있어. 이게 뭘 의미할까?
통상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은 그만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플랫폼 기업에게는 이 같은 과거의 이론은 통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물론 과거에 비해 부자가 될 가능성이 열린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일자리가 소수에게만 주어질 수 있음도 기억해야 할 지점이지.
골목상권까지 위협하는 플랫폼
그렇다면 카카오와 네이버, 대한민국의 양대 플랫폼 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 실상 두 기업의 ‘무한 영토 확장’은 곳곳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선물하기, 결제, 전자상거래, 금융, 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의 계열사는 118곳에 달한다고 해. 국내 기업 중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야. 국내 검색왕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네이버는 어떻고? 오픈마켓·소셜커머스·쇼핑몰을 한 방에 품은 ‘네이버쇼핑’은 물론 금융과 법률 상담, 부동산 거래까지 손을 뻗으려 하고 있잖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래 정부 규제를 받으며 성장해온 기존 사업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카모)도 한 번 살펴볼까? ‘카카오T’는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이야. 앞서 언급한 ‘타다’가 불법 논란에 휩싸이면서 카카오T 독주 체제가 됐지.
전국 택시기사 25만 명 중 23만 명이 가입돼 있고 이용자는 2천 800만 명에 달해. 택시업계는 지난해 카모가 자사 ‘카카오T 블루’ 가맹 택시에만 콜을 몰아준다며 의혹을 제기했어. 올해는 일반호출 이용 때 혜택을 주는 월정액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무료였던 서비스를 사실상 유료로 전환했고. 이어 지난 4일에는 1천 원이었던 스마트호출료를 최대 5천 원으로 ‘맘대로’ 올리며 택시업계와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지. 문제는 카카오T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하다 보니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거야. 어디 그뿐인가? 꽃 배달, 방문 수리 등의 서비스까지 운영하며 소상공인의 밥그릇을 뺏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
두 플랫폼 거인 기업의 사업 확장은 현재진행형이야. 앞으로 더 많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지. 디지털 세상은 급속히 변하고 있고 시대 흐름에 맞춘 새로운 법안이 필요하지만 둘은 제대로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 현재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가 잘못된 독점으로 향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거야. 많은 이들이 도전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야말로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있겠지. 또 다른 플랫폼들이 기지개를 켤 수 있도록 감시의 눈을 부릅뜨고 있자고!
어느 때보다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걸러내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거죠. 과학 기술의 발전, 가치관의 변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이슈를 콕 집어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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