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도움말 조현구 교수(경상대학교 지질과학과)
지금 지질학과는? 순수 학문이면서 응용 학문이기도 해
지질학은 지구를 이해하기 위해 지구에서 일어나는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들을 연구한다. 시간적으로는 지구의 탄생부터 먼 미래까지, 공간적으로는 나노 크기의 물질부터 지구, 더 나아가 우주를 대상으로 탐구한다.
지질학은 지구를 탐구하고 지질 현상을 이해하는 데 목적을 둔 순수 학문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에너지 자원·금속 자원·수자원 개발, 환경오염, 지질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응용 학문이기도 하다. 자원 고갈, 기후변화, 환경문제,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 지질 재해 예측과 방재 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이용되고 또한 지리 정보 시스템(GIS) 구축에도 지질학의 도움이 필요하다.
졸업 후 자원, 환경문제 관련 대기업, 공공기관, 전문 기술 회사에 취업하며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우 교수, 정부 출연기관 연구원, 기업 연구원으로 일하게 된다.
대학이 말하는 지질학과 지구 자체가 지질학의 놀이터이자 실험실
“지질과학의 세부 연구 분야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구 물질 분야는 광물과 암석의 특성, 유용 자원의 생성과 부존 상태, 소재 물질 등을 다룹니다. 지구 내부 분야는 지진파를 이용한 지구 내부 탐사, 지구 내부 물질 연구 등을 다루며 지표 환경 분야는 수자원의 분포, 지구 물질과 생물권의 상호작용 등을 연구합니다. 응용 지구 환경 분야는 자연 재해(지진·산사태 등) 예방, 지반·사면 안정성, 산업 자원 개발·활용, 수자원 활용·보전, 터널, 지하 비축 기지 등 지하 공간의 활용, 토양오염, 국토 이용의 효율성 재고 등을 연구합니다. 최근에는 지질과학을 문화재 분야와 접목해 문화재의 연구와 보존, 지질공원 연구 등을 하는 문화재지질학 분야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질과학은 다른 학문보다 연구 대상이 광범위하며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의 지식과 방법론을 지구에 적용하여 연구합니다.”
_ 경상대 지질과학과 조현구 교수
O NE PICK! 전공으로 가는 북 내비게이션
지질학적 관점에서 본 인류의 역사
오리진
지은이 루이스 다트넬
펴낸곳 흐름출판
지질학은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현재까지, 그 유구한 역사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구가 만들어낸 자원·에너지 문제, 지구 환경의 보존을 다루며 지구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찾고 지진, 산사태 등 자연 재해를 연구한다.
<오리진>의 지은이 루이스 다트넬은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지질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인류는 도구를 사용하기 전부터 지구의 자원을 소비하며 생존해왔다. 현대에는 도로, 댐 건설, 채굴 등을 통해 지구 자연 경관을 바꾸고 있다. 거대한 인공물은 인공위성을 통해서도 보일 만큼 지구의 표면에 큰 흔적을 남긴다. 우리의 활동이 자연계에 흔적을 남긴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도 우리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판의 경계에서는 화산, 지진이 발생해 위험하지만 인류는 판의 경계에서 살며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판의 충돌로 산맥뿐만 아니라 저지대 분지가 생성되며 이 저지대에 퇴적물이 하류에 쌓여 비옥한 토양을 만들기 때문이다.
판의 활동과 기후변화, 대기 순환과 해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지구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왔다. 이 책은 거대한 지구 덩어리 판게아를 분리해낸 지질학적 힘들이 동아프리카에서 어떻게 진화를 이끌었는지, 그리스의 산악 지형은 민주주의의 탄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히말라야 산맥은 지구의 궤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에 관해 설명한다.
지구의 역사를 안다는 건 인류가 살아온 역사를 안다는 것이고 그 지식은 과거에 대한 조망을 넘어 현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도 공헌한다. 지질학이 왜 지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지 의문이 들 때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네 꿈을 응원해! 선배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진로에 대한 확신을 준
<10억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
방준우
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2학년
Q. 지질환경과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어렸을 때부터 가장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민했는데요. 저는 과학이 그 답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과학책과 과학기사를 읽으며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는 것이 커다란 취미가 되었습니다.
특히 지구과학은 우리의 기원이 되는 우주, 지구와 관련해 배우는 과목이어서 더욱 흥미를 느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과학 과목은 다 좋아했지만, 지구과학은 ‘덕후’가 됐어요. 영재반과 소논문대회 같은 관련 활동도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지구과학에 대한 관심으로 대학 입시에서도 자연스럽게 지질환경과학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지질환경과학과 진학 후 입학 전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지질환경과학과는 다른 이공 계열에 비해 수학 과목의 중요도가 낮을 것이라는 입학 전 예상과 달리 수학이 중요합니다. 이과지만 수학이 다소 부족했던 저에게는 조금 곤란한 부분이었는데요. 그 외에는 재밌고 적성에 맞아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학과 이름도, 다루는 학문 분야도 지리학과 비슷하다 보니 문과에서 교차 지원을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수학이 상당히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두면 좋겠네요. 또 지질학과는 특성상 지질 답사를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야외 조사 활동을 통해 현장감,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움도 크지만 체력이 약한 학생은 힘들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지질학자가 소개하는 한반도의 역사
10억 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
지은이 최덕근
펴낸곳 휴머니스트
고등학교 <지구과학Ⅱ> 수업 과제로 읽은 책이에요. 책을 쓰신 최덕근 교수님과 만남의 시간도 가져서 인상 깊게 남은 책입니다. 삼엽충, 눈덩이지구, 한반도의 지질 역사를 다루는데 지질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던 한반도가 어떻게 한 곳에 지금의 모습을 이루게 됐는지 읽고 나서는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땅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삼엽충과 눈덩이지구를 다룬 부분도 모두 한국에서의 연구 내용을 담고 있어서 소개된 곳에 지질 탐사를 가고 싶었는데요. 저자와의 만남에서 다양한 질문에 즐겁게 답변해주시는 교수님의 모습을 보며 나의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볼거리 읽을거리 풍부한 광물 이야기
광물, 그 호기심의 문을 열다
지은이 이지섭
펴낸곳 동명사
광물에 대한 기본 개념, 형성 과정을 소개하면서 수많은 각각의 광물이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왜 사용되었는지 등을 다루며 인류와 함께한 광물 이야기 풀어놓은 책입니다.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광물에 대한 정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 책을 대학 입학 전에 읽었는데 생소한 광물명과 특징들을 미리 알고 대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화 예술 역사 과학이 담긴 책이기에 지질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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