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피플&칼럼

959호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 나라별 평가 제도

초등 때부터 경쟁 치열, 졸업 시험이 진학 결정

싱가포르 교육 제도는 매우 치열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지는 시험과 시험 성적에 따른 분반, 졸업 시험 결과에 따른 중학교 배정 등 일찍부터 학생들의 진로가 정해진다. 실제 초등학교 졸업 시험인 PSLE로 중학교가 결정되며, 중학교 졸업 시험인 GCE O-Level로 고등학교가 결정된다. 특히 중학교 졸업 자격 시험에 따라 대학 진학을 위한 주니어 칼리지(Junior College)와 전문 기술을 배우는 폴리테크닉(Polytechnic), 직업 훈련원으로 구분된다. 또 고등학교 졸업 시험인 GCE O-Level로 대학이 결정된다.

싱가포르는 대학 진학 시 고교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고교 2년 내내 성적과 무관하게 대학에선 입시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학교 공부를 등한시하지는 않는다. 고교 교육과정이 입시 시험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1학년 성적이 너무 낮으면 2학년 진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업 경쟁 치열, 학업 스트레스 높아

싱가포르는 교육열이 굉장히 강하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업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어렸을 때부터 좋은 학업 성적을 거두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싱가포르 학생들은 고교 때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공부에만 할애한다. 친구들의 말을 빌리자면, 아침 일찍부터 수업을 시작해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자습을 하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언제나 자기 자신의 학업 수준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싱가포르에는 주니어 칼리지가 19개밖에 없고, 거기에서 굉장히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학업 성취도 관련 스트레스는 대학 진학을 위해 주니어 칼리지(Junior College)에 진학했든, 중학교 졸업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폴리테크닉(Polytechnic)에 진학했든 상관없이 받게 된다. 주니어 칼리지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A-Level을 잘 봐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면, 전문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대학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은 좋은 내신 성적을 받아야 대학 진학의 기회가 있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신기하게도 학업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에 비해 재수 비율은 현저하게 낮다. 일찍부터 성적에 따라 상급 학교가 정해지는 교육 환경 때문이다. 실제로 주니어 칼리지에 재학한 대부분의 학생은 싱가포르국립대나 난양공과대, 싱가포르경영대 등 명문대학에 입학한다.


상급 학교 진학은 졸업 시험 성적으로 결정

싱가포르는 한국의 수능과 비슷한 A-Level 시험으로 진학할 대학이 결정된다. 정식 명칭은 Singapore-Cambridge GCE A-Level인데, 한국의 수능과 다른 몇 가지가 있다. 일단 시험 과목의 난도가 Higher 1(H1), Higher 2(H2) 그리고 Higher 3(H3) 등 3단계로 나뉘어 있다. 과목에 따라서는 특정 레벨 수준의 과목을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시험 과목은 크게 Knowledge Skills와 Content-based로 나누어져 있다. Knowledge Skills에 해당하는 과목들은 General Paper, Knowledge and Inquiry 그리고 Project work인데, 이러한 과목들은 암기력보다는 비판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협업 등의 영역을 평가한다. 따라서 객관식 위주의 문제보다는 서술형으로 자기 생각을 풀어나가는 시험이다. 반면 Content-based 과목은 우리가 평소에 익숙한 수학 물리 생물 문학 역사 경제 예술 등을 포함한다.

즉, 한국에서 보는 수능이 측정하는 영역을 싱가포르의 A-Level에서는 Content-based 과목을 통해 측정한다. 과목 채점 결과 발표 방식도 수능과 다르다. 수능은 정확하게 점수를 알려주지만, 싱가포르의 A-Level의 경우 A B C D E의 등급을 알려주고, 싱가포르 대학은 이러한 등급을 바탕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사고력과 학업 역량 모두 측정하는 데 초점

싱가포르는 일반 고교에서 대학 진학 시 고교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A-Level 시험 성적만으로 학생들의 학업 역량을 평가한다. 따라서 고교도 A-Level 시스템을 따른다. 평가는 대입 시험처럼 A B C D E로 표기되는 성취평가제다. 평가 방법은 과목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다. 물리나 화학 같은 과목들은 정형화된 방식으로 풀 수 있어 객관식 문제가 제법 출제되기도 하지만, 경제학이나 역사 등은 자기 생각을 써야 하는 에세이 형식의 시험이다. 따라서 고교 과정 동안 충분히 준비한다.

특히 단편적 지식의 암기나 선행, 기계적 수학 문제 풀이가 아닌 문제 해결 능력과 탐구, 프로젝트 수업이 고교 현장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수준에 맞는 학교에서 호기심을 충족한다.

실제 싱가포르의 수학 시험은 초등 이후 선다형 문항이 없으며, 다단계 단답형 또는 서술형 문항으로 이뤄져 있고, 초등 5학년 이후에는 계산기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특히 싱가포르 고등학교에서는 단편적인 지식 위주의 공부보다는 진로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프로젝트, 리서치, 영어와 시사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시험 역시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보다는 진학 시험에 관심이 집중된 게 사실이다. 학교 시험은 자신의 학업 수준을 점검해보는 모의고사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대입 시험인 A-Level을 주관하는 기관 중 하나인 싱가포르 교육청.



복도에서 시험 성적을 확인하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명문 주니어 칼리지 중 한 곳인 래플스(Raffles Institute).


싱가포르 Singapore


이한규| 싱가포르 통신원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과 외국인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꿈꾸며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 특유의 여유로운 개인주의 사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친화력과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추진력을 배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예일대가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설립한 Yale-NUS College에 진학해 현재는 경제학과 3학년이다. 싱가포르만의 교육 방식, 문화, 생활 등 교육과 유학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싶다. 싱가포르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hankyu lee95 @u.yale-nus.edu.sg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일교육
  • 이한규 통신원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20년 06월 24일 959호)

댓글 0

댓글쓰기
240318 숭실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