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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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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는 단순하다는 착시, 대학별 환산식의 세계



정부가 빠르면 2022학년 대입부터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대입 개편안에서 발표한 30%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수시를 중심으로 한 대입 제도의 축이 6:4까지 조정되니 대학도, 고교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올 수능이 끝났습니다. 수능 만점자가 15명이라고 하지요. 한데 이들은 모두 같은 점수일까요? 동일한 만점자들조차 어떤 탐구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다시 줄을 세울 수 있습니다. 선택 과목 간 유불리를 조정하기 위해 표준점수가 도입됐지만, 이마저도 난도와 성적 분포, 응시자 수에 따른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대학은 다시 백분위를 기준으로 한 변환 표준점수를 사용합니다. 여기에 대학마다 정시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고, 심지어 최종 점수를 산출하는 대학별 환산식의 가짓수는 1천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학 입학처 직원들도 자기 대학의 환산식을 모두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웃픈’ 얘기가 있을 정도니까요.

수능 점수로 석차를 내 선발하는 정시가 공정하고, 단순하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수능에서 수험생들이 받은 점수는 정시에서 지원할 대학을 정하고, 당락이 결정되기까지 몇 단계의 변형을 거치게 됩니다. 정시에서 중요한 것은 대학별 환산점수라지만, 대부분 학교 밖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 계산되니 이 복잡한 산술식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정시의 사교육 컨설팅 의존도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정시는 단순한 입시라는 착시 현상의 시작이지요. 학생도, 학부모도, 대다수 교사도 모른다는 대학별 정시 환산식의 세계를 열어봤습니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 사진 전호성 도움말 김동진 교사(인천 동산고등학교)·신동원 이사(한국진로진학정보원)·안성환 교사(서울 대진고등학교) 오창민 교사(서울 동일여자상업고등학교)·이현우 교사(서울 재현고등학교)·주석훈 교장(서울 미림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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