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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03호

REPORTER'S DIARY

가짜뉴스 믿는 엄마들

요즘 사회적으로 가짜뉴스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분명 가짜지만 주어나 조사, 특정 장소와 대상만 살짝 바꿔 전혀 다른 ‘진실의 가면을 쓴 거짓’이 만들어진다. 상당수 사람들은 ‘누가 저런 뉴스를 믿겠어?’ ‘나는 가짜뉴스 따위엔 속지 않아’라고 자신하겠지만, 가짜뉴스는 우리들의 일상에 진짜처럼 회자되는 게 현실이다.


리포터는 최근 진짜 같은 가짜뉴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 총회를 마치고 학부모들과 커피를 마시며 담임선생님의 첫인상부터 학부모회 활동과 시험감독 일정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한 엄마가 리포터에게 뜻밖의 질문을 했다. “ㅅ고 수능 만점 받은 ㄱ학생이 서울대에 못 가고 수시에 합격해 다른 대학 의예과에 갔다는데 맞아요?” 직접 취재한 학생이고 다른 매체에서도 인터뷰를 했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잘못 안 거예요.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었어요?”라고 되묻자 “출신 고등학교에서 실수를 해 정시에 지원 못하고 수시로 다른 대학에 갔대요. 그런데 학교에서 책임을 물을까 봐 쉬쉬한대요”라며 확신에 찬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며칠 뒤 취재 차 방문한 학원의 원장은 한술 더 떠 “ㅅ고의 수능 만점자 ㄱ학생은 재수를 한다. 학교가 입시 전략을 잘못 세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전까진 잘못된 소문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얘길 들으니 ‘내가 모르는 사실이 있나?’ ‘진짜 그런가?’라는 생각에 잠시 빠졌다. 결국 해당 고등학교 선생님께 문의하고 당사자인 학생에게도 확인해보니 모두 가짜뉴스였다.


한바탕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찜찜하기 그지없다. 왜 그런 가짜뉴스가 진짜처럼 회자되는지, 이를 전파한 사람들의 의도가 있을 테다. 이유야 어떻든 얼토당토않은 거짓을 진짜로 믿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우리 모두 자각해야 한다. 피해자는 존재하고 그 상처는 깊을 테니 말이다.
오늘도 학교 엄마들과 작은 모임을 가졌다. “○○고등학교는 학부모 총회 때 아이들 성적순으로 좌석을 배정한다. 그 학교에 가면 큰일난다”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가 화제로 등장했다. 역시나 대다수 참석자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가짜뉴스의 ‘의도된 사실’에 흥분하며 ‘불공정한’ 세상을 비난하기 바쁘다.
씁쓸하다고 지나치기엔 위험한 현상들…. 가짜뉴스를 바라보는 리포터의 시선이다. 자녀를 잘 키우려면 적어도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에 관심을 쏟기보단 사실을 객관적으로 다룬 ‘진짜뉴스’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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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 REPORTER’S DIARY (2019년 04월 17일 9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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