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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뉴스

889호

WEEKLY CLOSING

청년들에게 취업의 희망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잘 준비하고 있는가. 역사는 산업혁명의 도래를 적극 준비하고 실행한 나라의 국민은 풍요와 행복을 누렸고, 도래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실행하지 못한 국가의 국민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음을 보여준다.
경제 상황을 살펴보자. 지난 12월 12일 통계청의 ‘11월 고용 동향’을 보면, 11월 취업자 수는 한 해 전보다 16만5천 명 늘어난 2천718만4천 명으로 집계됐지만, 연구기관들은 2019년 고용 시장도 큰 개선 없이 2018년보다 10만 명 안팎 수준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언론들이 전하는 각종 취업률 수치는 어둡다. 11월 기준 실업자는 90만9천 명으로 1999년 11월(105만5천 명) 이후 19년 만에, 실업률은 3.2%로 2009년 11월(3.3%) 이후 9년 만에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2017년 4년제 대학 졸업자 취업률이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나타났고, 취업 사정이 괜찮다고 평가됐던 전문대와 대학원 졸업생의 취업률도 3년 만에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취업난’이 발생했다. 2018년 전국의 특성화고 취업률도 2017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청년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대기업·공기업 등으로 분류되는 ‘좋은 일자리(?)’와 ‘그렇지 못한 일자리’로 나뉘는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화가 점차 깊어지면서 청년층은 ‘좋은 일자리’에 진입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 재수, 삼수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학력 간 임금 격차 등을 줄이지 않고는 해결하기 힘든 과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빈부 격차의 심화, 부의 대물림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함께 초·중·고, 대학에서 진로·직업 교육의 강화로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2016년 기준 전체 고등학생의 1.08%인 1만9천여 명이 학업을 중단했으며, 고교 졸업 후 무직자의 비중이 졸업자의 20%(11만7천414명)를 넘었다. 학업 중단 학생과 졸업 후 무직자가 상급학교에 입학하지 않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바로 예비 실직자가 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6년 1월에 펴낸 ‘대졸 청년의 전공 일치 취업 실태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체 대졸 취업자의 전공 불일치 비율은 2005년 23.8%에서 2011년 27.4%로 6년간 3.6%p 상승했다. 개발원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할 경우 전공 불일치 취업자가 49.8%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진로 목표가 뚜렷한 학생들의 노동 시장 성과가 더 긍정적이라는 다수의 연구 결과물을 토대로 진로·직업 교육을 강화해 조기에 진로 목표를 수립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초·중등 단계부터 전공과 직업의 불일치 비율과 청년 실업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초·중·고 진로 교육은 청소년 스스로 중요하고 복잡한 의사소통은 물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으로 양적·질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중학생 53.7%, 고등학생 54.3%가 희망 직업의 업무 내용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 중심 진로 교육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체험 인프라의 부족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은 개인 맞춤형 진로 교육을 가로막고 있다.
대학에서도 진로 교과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실효성 있는 진로 지도에는 한계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로 교과가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되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4점 척도) 모두 3점 이하였다. 4년제 110개교 중 95.5%가 평균 10.5개의 진로 교과를 운영 중이나, 대부분 교양 선택 교과로 운영돼 일반적인 기초 직업 능력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심화된 진로 교육이 요구된다.

직업 교육에 대한 관점도 달리해야 한다. 그동안 직업 교육은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학생들이 특성화고·마이스터고에서 특정 전공 분야의 학습을 통해 취업과 연계하도록 하는 목적의 교육으로 인지되어왔다. 하지만 현 시대에 직업 교육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필수 교육이다. 초·중·고, 대학에서 진로·직업 교육이 올바로 자리를 잡아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모든 국민이 자신의 진로와 직업을 당당하게 여기는 사회가 앞당겨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박정근
경기 화홍고등학교 교사,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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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근 (경기 화홍고등학교 교사,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 WEEKLY CLOSING (2019년 01월 02일 8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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