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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82호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캐나다 학생이 전하는 속성 현지 적응 가이드



캐나다는 다양한 나라의 이민자가 어울리는 나라다. 이민의 역사도 오래됐다. 겉모습과 상관없이 속은 캐나다인인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모국의 교육과 문화가 몸에 익은 1세대와 달리 현지에서 출생하지 않았더라도 현지 정규교육을 받은 1.5세대부터는 캐나다인의 사고와 규범, 문화가 뼛속 깊이 박혀 있다.
딸만 하더라도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금 사고방식이 한국 20%, 캐나다 80% 정도인 것 같다. 다시 말해 개방적인 국가라 해도, 이민이나 유학을 온 학생들이 만나는 청소년들은 캐나다 사람이라는 의미다.
익숙한 겉모습에 마음을 놓고 편하게 대했다가 생각지 않게 갈등을 겪는 사례가 많다. 딸의 친구들에게 캐나다 생활을 시작한 학생들이 또래와 수월하게 어울리는 법을 물어봤다


초보 유학생을 위한 5계명
캐나다 학생들이 본 유학생의 두드러진 특징은 옷차림이란다. 치마가 달린 레깅스를 입고 있거나 등하교 때와 체육 시간에 같은 신발을 신은 모습을 보면 한눈에 이방인으로 느껴져 친해지기 어렵다고. 마스카라는 해도 입술 화장은 거의 하지 않는 등 여학생의 화장법도 차이가 있다. 교복을 입지 않는 공립학교에 입학한다면 현지 브랜드에서 학생들이 자주 입는 옷을 사 입는 것이 현지 또래 문화 적응에 도움이 된다.
둘째, 서로 얼굴이 익숙해졌다면 ‘대화의 양과 질’을 신경 써야 한다. 까다롭지는 않다. 캐나다 10대들에게도 대중문화가 최고의 화제이기 때문. 유학 전 현지에서 인기 있는 <하이스쿨 뮤지컬> 1~3 시즌을 비롯 <퀸카로 살아남는 법> <프렌즈> <리버테일> 등으로 북미 10대의 생활과 패션을 미리 엿보고, 빌보드차트에 오른 노래나 카디 비, 트래비스 스콧, 릴 펌 등의 노래도 검색해 알아두면 친구를 만들기 쉽다는 조언이다.
셋째, 생활습관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침을 할 땐 팔로 입을 막는게 캐나다에선 예의다. 화장실에선 손을 씻고 드라이나 타월로 말린 후 벗어나야 하고, 체육 활동이 끝나면 데오드란트를 사용해 땀냄새를 감추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문을 드나들 때 앞뒤 사람이 있을 경우 양보하거나 문을 잡아주는 등 사소하지만 캐나다인에게는 당연한 매너를 지키지 않으면 구설에 오르기 십상이란다. 또 친한 친구들끼리는 돌아가며 자리에 없는 친구의 뒷담화를 하는 게 일상이니 나중에 알게 될 경우 울거나 화내지 말고 ‘쿨’한 척 넘기는 게 좋단다.
넷째, 한국적인 것만을 고집하면 벽이 생길 수 있다고 충고한다. 특히 생소하거나 향이 강한 한식 도시락은 외국인에겐 좋지않은 첫인상을 남길 수 있다. 점심시간이 짧아 제대로 먹기도 어렵다. 처음엔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거나 교내 카페테리아 메뉴를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서로에게 적응하는 기간을 벌 수 있다는 충고다.
다섯째, 캐나다 10대에게는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이 필수다. 페이스북은 올해 기준 11학년 이상이 아니라면 잘 사용하지 않는다. 또 현지 학생들은 대부분 아이폰 사용자로, 이용자끼리 제공되는 서비스도 있어 휴대폰을 새로 구입해야 할 땐 아이폰이 유리하단다.


어찌됐던 초기엔 ‘현지화’가 관건
또 하나 이민자로서 안타까워 알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지나친 선물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점이다. 서로 돕고 나누는 데 익숙하다 보니, 한국 유학생들은 초기에 빨리 친해지려는 마음에 현지인들에게 선물을 자주 한다.
문제는 이곳은 개인주의가 강해 선물도의 ‘ 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담스러워하거나 목적이 있다고 오해받거나, 심지어 비웃음을 사는 경우까지 있다. 생일 파티에 초대받거나, 학기말 또는 크리스마스 등 이유가 있을 때만 선물을 하는 게 좋다.
또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언어는 물론이고 문화 적응을 위해 사전에 준비하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기존의 교우 관계가 강하고 대학처럼 수업에 따라 교실을 옮겨 다녀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 친구가 없는 반쪽짜리 유학생이 되지 않으려면, 학생도 부모도 이 점을 알고 언어만큼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영 ‘ 어’를 해결하기 위해, 교‘ 육 선진국’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공부에만 치중한 아이들은 현지에 왔을 때 높은 벽에 부딪히고, 상처받는다.
사실 영어는 한국 내 전문 학원이 가장 잘 가르치고, 회화 능력을 높이기 위한 유학도 아시아 국가가 가성비가 높을 수 있다.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국가로의 유학은 ‘문화 유학’을 포함해 이해해야 하며 그 느림과 다름을 지혜롭게 견뎌내야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1. 캐나다 10대들이 즐겨 보는 TV 시리즈 <프랜즈>. 종영된 지 오래지만, 친구 관계나 뉴욕 생활 등은 지금 봐도 재밌다.
2. 캐나다 여학생들이 자주 찾는 종합 화장품 매장 세포라. 이곳 학생들은 입술 화장은 거의 하지 않는 대신, 굵은 갈매기형 눈썹과 마스카라 등 눈 화장에 신경 쓴다.
3. 4 캐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현지 옷 브랜드 아릿지아, 개러지. 유학이나 이민 초기, 현지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다면 한 번 둘러 유행을 파악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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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2018년 11월 07일 8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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