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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 나라별 선호 직업과 학과

중학교 선택 시 대입 고민? 한국과 다른 영국 학교 선택 기준

이달의 주제 | 나라별 선호 학교와 직업

중학교 선택 시 대입 고민?
한국과 다른 영국 학교 선택 기준

유럽 왕족을 비롯해 세계적인 기업인이나 정치가의 출신 학교나 그 자제들의 학교로 영국 학교들의 이름이 흔히 보인다. 하지만 명성답게 영국 학교에 입학하려면 매우 높은 학비를 지불하고 까다로운 시험을 거쳐야 한다. 평범한 영국 가정의 자녀들은 중·고등학교를 어떻게 가는지, 한국과 다른 제도와 환경을 바탕으로 설명해본다.

달라도 너무 다른 영국 학교 체계

영국의 중·고등학교는 한국과 체계가 꽤 다르다. 중·고등학교를 합한 중등 과정을 한 학교에서 이수하는 것이 보통이고, 이때 대입을 목표로 학생을 선발하는 인문계 중등학교인 그래머 스쿨(Grammar School)과 제한 없이 모든 학생이 교육받는 종합 중등학교(Comprehensive) 중 하나를 선택한다.

둘 다 공립이지만 그래머 스쿨은 시험을 치러 학생을 선발하다 보니 면학 분위기가 좋고, 명문대 진학 실적도 우수한 편이다. 최근 그래머 스쿨이 줄고 있어 아예 없는 지역도 있다. 이 경우 사립과 공립의 선택지가 주어지는데, 알려졌다시피 영국 사립학교의 학비는 워낙 높고, 교육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대체로 공립을 선택한다.

공립은 시험 없이 배정받는다. 다만 선택 시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이 참고하는 기준은 있다. 학교 감독 기관인 교육기준청(Ofsted: The 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에서 내는 평가 보고서의 개별 학교 등급이다. 이 평가 보고서는 개별 학교의 학습과 평가의 질, 학생의 성과와 자기계발, 교직원 복지 등 운영과 경영 전반을 조사해 뛰어남(Outstanding), 좋음(Good), 양호(Requires improvement), 부적절(Inadequate) 등 4개의 등급으로 나눈다.

주기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지만, 객관적인 잣대로 쓸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 학부모들이 유심히 본다. 뛰어남 혹은 좋음을 의미하는 1, 2등급에 학생들의 선택이 쏠린다. 인문계 학교는 영국에 몇 개 남아 있지 않은데, 우리 가족이 거주하는 한인촌 근처에는 남학교 네 곳과 여학교 세 곳이 있다. 한인촌이 이곳에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아닐까싶다.

다른 듯 비슷한 선호 전공

영국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다. 학창 시절은 물론 취직 결혼 육아까지 밀접하게 관여하는 한국 부모와 달리, 영국 부모는 자녀가 만 16세가 되면 성인으로 대우한다. 아이들도 이를 위해 경제적·정신적으로도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이런 영국에서 인기 진로는 무엇일까? 대학 경쟁률로 보면 의과대학이 단연 돋보인다.

영국에서는 고등학교 2·3학년 과정인 2년 동안 세 과목만 집중해 공부하고 A레벨 테스트를 보는데, 의대는 이 점수와 함께 자체 시험과 면접도 따로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다수 지망하다 보니 성적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것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면접에서 본인의 의지, 평소 관심 분야, 활동 등을 꼼꼼히 검증해 예비 의학도를 선발한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다 보니 금융계에 대한 선호도도 매우 높다. 런던 내 작은 금융특별지구인 ‘시티’와 ‘카나리 와프’ 등에는 세계적인 금융 회사가 몰려 있고, 투자자, 펀드매니저 등의 수요가 높다. 경제학 전공이 도움은 되지만, 진입 시에는 전공보다 대학 졸업장이 좀 더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인식이 크다. 실제 영국에서는 옥스포드, 캠브리지, 러셀그룹, 레드 브릭 대학 졸업자들이 고액 초봉을 받는 금융계로 대거 진출한다.

기초과학 분야와 교대는 한국과 상황이 달라 눈길이 간다. 세계적인 과학자들을 배출해내는 유수의 대학이 많다 보니 공대 못지않게 기초과학 분야도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졸업 후 연구직으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반면 교대 경쟁률은 높지 않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일반대학 3년 졸업 후 교육학 석사 과정을 마치면 교사 자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직업이지만 학급·학부모 관리, 무리한 행정업무 등으로 근무 여건이 열악해진 최근 10여 년간 많은 교사들이 현직을 떠나고 있어 사회적으로도 문제다.

영국의 진로·진업관은 코로나19로 꽤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지속된 도시 봉쇄로 이미 직업 간 양극화가 드러났다. 다행히 정부가 월급의 80%를 지원하기로 해 일반 가정의 경제적 붕괴는 방어했지만 재택근무로도 높은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에 대해 향후 선호도가 갈릴 전망이다.

기계로 대체될 직업은 더 빠르게 사라지고, 영국이 자랑했던 여행·관광·요식업·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팬데믹에 대처할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또 하나, 평소에 선호하지 않았던 직업군이 필수 직업(Key Worker)으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로 된 보호 장비 없이 목숨을 걸고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이들, 즉 간호사들과 요양원 직원, 버스 운전사, 슈퍼와 약국 직원들이다. 이들의 보수가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영국 United Kingdom

정은미 | 영국 통신원

잠깐 영어 공부를 하러 찾았던 영국 런던에서 20년째 살고 있다. 두 딸아이는 영국 공립학교 9학년, 11학년에 재학 중이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국의 공립 중·고등학교 이야기를 독자와 나누고 싶다. 소소한 영국 생활은 블로그(rubykor.blog.me)에서도 공유 중이다.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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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CATION | 해외통신원 (2020년 05월 9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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