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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2호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 코로나19가 바꾼 세계

학교 문 닫아도 숙제는 계속, 파란만장 중국 학교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이달의 주제 | 코로나19가 바꾼 세계

학교 문 닫아도 숙제는 계속
파란만장 중국 학교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상 초유의 인터넷 개학을 맞이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답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에 사는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다. 어찌보면 가장 궁금하기도 할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중국과 한국 오갔던 급박한 상황

올해 초 남편은 일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고, 현지 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와 현지 기업에서 일하는 나는 중국에 남았다. 이번 설은 모처럼 가족이 모여, 중국에서 여행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입국 예정일 이틀 전에 “우리 여행 못하는 것 아니냐”라며 전화를 했다. 그때 이우는 코로나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마스크만 잘 쓰면 괜찮다고 남편을 설득해 1월 22일부터 28일까지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이우로 돌아온 날, 도시가 들썩였다.

그날 이웃도시가 봉쇄됐고, 학교에서는 매일 문자를 보냈다. 모 학원의 수학강사가 우한 출신이라는데 수강한 적이 있느냐부터 고향이 우한인 사람은 말하라는 내용이었다. 상황은 날로 심각해졌다.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했고, 매일 아이의 건강 상태를 학교 단톡으로 보고해야 했다. 불안한 상황에 결국 한국행을 결심, 1월 31일 입국했다.

2월 10일이었던 등교 개학은 계속 연기됐다. 처음엔 17일, 다음엔 2월 말로 날짜도 특정하지 않았다. 담임 교사는 이우를 떠났다면 3월 전에는 돌아오지 말고, 집에서만 지내라는 문자를 매일 발송했다. 이때 이우는 거주자들에게 통행증을 발급, 이틀에 한 번 가구당 한 사람만 통행증을 들고 식료품을 사러 나가는 것을 허용했고 심할 때는 나흘에 한 번만 허가했다.

2월 중순, 시에서 전세기를 보낼 테니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등교한다면 중국에 가야 할 것 같아 탑승을 신청했다. 그런데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세기가 취소됐다. 결국 3월 2일 개인적으로 표를 구해 중국에 돌아왔다.

현재, 국가의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지만 생활은 꽤 안정을 되찾았다. 외출을 막진 않지만, ‘진화건강마’라는 앱을 다운받아 건강마가 녹색이어야만 나갈 수 있다. 노란색이면 일주일간, 빨간색이면 2주간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공공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이 앱의 QR코드를 확인받는다. 녹색이 아니거나 QR코드가 없다면 화장실을 쓸 수 없다. 이외에도 매일 교육국에서 보내는 온라인 건강 설문조사와 인터넷 수업사이트 내의 건강 보고를 하고 QR코드를 받아야만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이런 중간고사는 난생처음

등교는 미뤄졌지만, 수업은 계속됐다. 두 아이의 학교는 2월 7일부터 ‘딩딩’이라는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매일 오전과 오후, 각각 두 과목씩 수업했다. 당시 한국에 있던 아이들은 교과서를 얻을 수 없어 이북 형태의 교과서를 내려받아 공부를 시작했다.

수업은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의 딴짓을 막기 위해 교사들은 중간 중간 출석 체크를 하고 번호를 호명해 답변하게 했다. 어마어마한 숙제도 여전했다. 학생들은 매일 각 과목 교사가 내준 과제물을 수행해 딩딩에 업로드했고, 교사들은 이를 점검해 기준에 미달하면 학생에게 되돌려 보내 수정하게 했다. 만약 수정 과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그 과제는 안 한 것으로 간주,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

중간고사도 4월 3~4일 진행했다. 담임교사가 시험지를 지정 장소에 가져다두면, 부모가 아이들의 시험지를 가지고와 온라인 수업 사이트의 화상회의 모드를 열어 학생을 감독하며 시험을 치렀다. 답은 하나씩 사진으로 찍어 웹에 올리면 교사가 바로 채점하고, 이 과정을 반복해 합산한 점수로 성적을 냈다. 물론 성적표는 위챗 단톡에 공유됐다.

평상시와 같은 학습을 유지하려는 학교의 모습에 신뢰가 가는 한편, 학생 간 학습 격차가 벌어질까 우려도 됐다. 출근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온라인 수업 태도가 걱정됐는데 다른 학부모도 마찬가지였다. 교사와 학부모 모두 이 기간이 지난 후 자율적인 학습 태도와 습관을 가졌느냐에 따라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중국 학교는 다시 문을 열었다. 이우는 중3과 고3은 4월 13일부터, 중·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고학년은 4월 20일부터 등교 중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상하이는 이보다 조금 늦고 우한은 여전히 미정이다.

등교 풍경은 예전과 다르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 물티슈 등을 챙겨서 학교에 간다. 등하교 시간도 반별로 구분해 다수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조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크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면 스마트폰이나 게임, TV만 붙잡고 있어서, 학교를 가면 혹시나 감염될까 싶어서 걱정이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청결 교육 정도라 매일 주의를 반복하고 있다.

매일 출근·등교하고, 친구와 만나 차 한잔 마시며 아이 키우는 고충을 나눴던 일상의 소중함도 느낀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봉쇄된 동네 입구와 통행에 필요한 QR코드. 지금은 통행 제한이 완화됐지만, 앱과 QR코드가 있어야 상점, 공공기관 등의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


딩딩이라는 사이트에서 진행된 국어 수업. 채팅창이나 화상 모드에서 출석 점검과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뤄졌고, 과제도 제출했다. 건강 점검도 여기서 매일 진행했다.


7·8학년(한국의 중2·3) 개학 공지문. 4월 20일부터 등교를 시작했다.


학교 문을 열었지만 학생들이 밀집하지 않도록 등교 시간을 조정하고 입구도 분산한다. 아이들 학교는 등교 시 입구를 5곳으로 나눈다. 반별로 정해진 입구로만 들어갈 수 있다.


중국 China


주현주 | 중국 통신원

남편의 중국 파견근무를 계기로 중국에 발을 디뎠다. 3년만 머무르려다 두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벌써 16년째 중국 절강성 이우에서 살고 있다. 현지 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들을 통해 본 중국의 교육, 현지 워킹맘으로 접하는 중국 문화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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