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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호

알아두면 있어 보이는 TMI 21 스타킹

남자가 무슨 스타킹?_이래 봬도 특전사 전투복 출신!

“게르만족이 쳐들어온다! 로마의 병사들이여, 어서 빨리 스타킹을 신고 전투태세에 돌입하라!” 이게 뭔 코미디냐고? 저기요, 지금 완전 진지한 상태거든요. 나 스타킹님을 신어줘야 기사들이 갑옷을 입을 수 있다는 말씀이야. 4세기 중세 유럽에서는 무기의 발달로 전투가 점점 치열해지면서 온몸을 감싸는 갑옷이 등장하게 돼. 그런데 생각해봐. 맨다리에 철갑을 걸치면 어떻게 될 거 같니? 강판에 피부가 다 긁혀서 싸우기도 전에 다리만 전투 100번을 치른 모습이 될 수도 있어. 그래서 기사들은 다리 보호를 위해 갑옷 아래 가죽덮개를 두르기 시작했고 편리성을 도모하고자 긴 양말 형태로 변형해 신기 시작했지. 이것이 나, 용맹한 특전사 전투복 ‘스타킹’님의 탄생 배경이시란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참고 <아름다운 것들의 역사>



#1. 로열 아이템 스타킹
남성들의 각선미를 책임지다

왼편의 그림을 좀 봐봐. 초상화의 머리부터 보지 말고 발끝부터 보면서 시선을 위로 올리길 추천할게. 반대로 진행하면 그림을 안 본 눈을 사고 싶을 수도 있을 테니까. 흰색 스타킹에 아찔한 각선미를 뽐내고 있는 그림 속 주인공은 그 유명한 태양왕 루이 14세야. 발레가 취미셨다더니 포즈가 아주 프로급이시네. 전투복으로 전장을 누비던 내가 어쩌다 할아버지의(그림이 그려질 당시 루이 14세의 나이는 63세였단다)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는 용도로 쓰임새가 변한 건지 궁금할 거야. 내 탄생 배경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무기의 발달 때문이야. 총이 등장했거든! 총알이 막 갑옷을 뻥뻥 뚫더라니까! 갑옷이 필요 없게 되자 성직자들이 다리 보온을 위해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하얀 스타킹을 신기 시작했고 7세기 무렵엔 프랑스 남자 귀족들 사이에서 금실로 화려하게 수놓은 스타킹이 대유행했어.

당시 나는 실크로 짠 ‘핸드메이드’였으니 얼마나 비쌌는지 몰라. 일반인들이 신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지. 스타킹이 얼마나 비쌌겠냐고? 놀라지 마라, 지금 시세로 160만 원에 한 켤레! 영국의 헨리 8세는 결혼 예물로 스페인 왕실에서 스타킹을 선물받고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뻐했다지? 운동으로 다진 멋진 다리 근육을 만인에게 자랑하고 싶었는데 영국산 스타킹은 품질이 별로였다나. 기쁜 마음에 매일 팽팽하게 스타킹을 당겨 신다가 죽을 때 까지 혈액순환 장애로 고생한 건 안 비밀.



#2. 여성들에게 스타킹을 허하노라
1589년 윌리엄 리, 양말 짜는 기계를 발명하다

여성들의 발은 14세기가 돼서야 자유를 얻었어. 그전엔 여성들이 발을 드러내는 건 법으로 금지됐거든.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고가의 나 스타킹님을 신는다는 건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 왕족과 귀족이나 신을 수 있었던 내가 일반 여성의 다리로까지 순서가 오게 된 것은 1589년 영국의 윌리엄 리라는 청년이 양말 짜는 기계를 발명한 이후부터야. 그는 사랑하는 여자가 하루 종일 스타킹만 짜면서 자신을 봐주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스무 개의 바늘로 고품질의 실크 편직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발명했어. 놀라운 사랑의 힘이지 뭐야. 그는 당시 영국의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1세를 찾아가 기계의 특허를 내달라고 요청하지. 여왕은 안타깝다는 얼굴로 이렇게 말해. “너의 노력은 가상하다만, 스타킹이 대량 생산되면 여인네들의 뜨개질 산업에 위협이 돼 각 가정의 생계가 위태로울 수 있으니 허가를 내줄 수가 없구나.” 흠~ 왕족과 귀족들의 전유물인 나를 일반 여성들과 누리게 되는 것이 싫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심증이 가지 않니?



#3. 또 다른 전투복들
여성들의 차지가 되다

나 스타킹 말고도 또 전투복에서 유래한 여성 의류가 있냐고? 당연하지! 미니스커트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남성복이자 전투복이었고 중국에서도 춘추전국 시대까지 스커트
차림으로 마차를 끌고 전투를 치렀다고 해. 전투복을 단단히 조여줬던 코르셋도 마찬가지!

하이힐도 원래는 남성용 신발이야. 최초의 하이힐은 그리스에서 연극 공연을 할 때 무대의 배우가 돋보이기 위해 통굽 구두를 신은 것에서 출발했어. 이후 중세 유럽에서 기병대가
말에 앉아 전투를 수행할 때 발을 등자에 고정시키려 사용됐지. 아 참, 베르사유 궁전에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 당시 유럽은 하수 시설도 오물 처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어. 시내 곳곳에 깔린 오물들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남녀를 불문하고 전투 신발이었던 하이힐을 신게 됐고 이후 근대에 들어 여성화로 정착된 거야.

스타킹에서 하이힐까지 연결되는 이 다양한 스토리라니~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넌 오늘 하루 스타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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