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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호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글로벌 시대, 미국 학생도 외국어 열공 중

이달의 주제 외국 학교의 언어·역사 교육
글로벌 시대, 미국 학생도 외국어 열공 중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공부하는 언어는 무엇일까? 모국어를 빼면 압도적으로 영어의 비중이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미국에서 학생들은 어떤 외국어를 배울까? 상당수가 스페인어를 공부하나, 이민자의 천국답게 다양한 외국어 교육을 제공한다. 중·고교에서 영어나 수학과 마찬가지로 하루에 1시간씩 배우기 때문에 비중이 낮지 않다. 미국 학생들도 다른 나라 언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셈이다.


외국어 학습 갈수록 중요도 높아져

미국에서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4년 동안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 단, 중학교에서 제2외국어를 배우려면, 초등학교 영어 성적이 70점을 넘어야 한다. 기준에 미달하면 영어 읽기 수업을 받아야 한다.

중학 3년 동안 배운 언어를 고교에서도 선택하면 졸업 이수 학점 1점을 받을 수 있다. 중학교에서부터 스페인어를 배웠다면 고교 4학년 때 스페인어 5를 듣거나 AP 스페인어 중 하나를 듣는 식. 대부분 같은 언어를 배우지만, 고등학교의 외국어 선택 폭이 넓다 보니, 다른 언어를 공부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대입에서 외국어 수업을 2년 이상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고, 외국어 우수자에게 기회를 주는 주정부 활동이 생기는 등 외국어 실력이 좋으면 유리한 지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곳 학생들은 스페인어를 많이 택한다. 영어와 어휘나 문법이 유사해 배우기 쉽고, 지리적으로 중남미와 가까워 학생 절반이 배운다. 그다음 프랑스어의 선호도가 높고, 독일어 중국어 라틴어는 선택 비율은 대동소이하다. 라틴어는 주로 생물학이나 의학 공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데, 라틴어에서 유래한 의학 관련 단어들이 많아 배우면 도움이 된다고. 최근 한류의 영향 때문인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학교도 생겼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주변에서는 보지 못했다.

큰아이는 스페인어를, 작은아이는 중국어를 선택했다. 큰아이는 스페인어가 처음에는 쉬웠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어려워진다며 AP 선택 여부를 고민중이다. 작은아이는 장래가 유망한 언어라는 남편의 강력한 주장에 중국어를 선택했는데, 같이 공부하는 한국 학생 대부분이 비슷한 이유라고 해서 많이 웃었다.

한국에서 한자를 배워 공부하기 쉬울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한자 자체가 모양도 발음도 전혀 달라 계속 배워야 할지 고민이 많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가 익숙한 중국 학생도 읽기나 쓰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학생 활동 강국답게 외국어 활동도 다양

수업은 테마별로 진행되며, 각 단원이 끝나면 시험을 본다. 특히 PBA 시험이 인상적이다. 이번 단원 주제가 음식이었다면 음식과 관련된 단어나, 식당에서 주문하는 대화, 음식과 관련된 축제 등 관련 문화를 배우고, PBA 질문으로 ‘어제 초대받은 친구 집에서 미국·중국 음식이 나왔는데, 나는 어떤 음식을 왜 선택했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1분 30초 동안 고민한 후에 1분 동안 답하면 녹음기에 입력돼(외국어 수업은 헤드폰과 녹음기가 구축된 교실에서 진행된다) 교사가 채점을 한다. 실생활에서 언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 방식이다. 내게는 낯설지만, 최근 한국의 교과서나 영어 수업·평가와 유사하다는 얘기에 많이 놀랐다.

외국어 관련 활동으로는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언어별 스피치 대회, 라틴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1년에 한 번씩 모이는 주별로 혹은 전국적으로 라틴 컨벤션 정도가 대표적이다. 미국 학교는 교사의 인솔하에 현지 언어와 문화, 학습을 경험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잘 구축돼 있고, 활용도도 높다. 다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역 장학 제도가 있지만, 보통 1주에 5천달러 정도를 내야 한다. 외국어 관련 교내외 대회도 다양한데 해당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생은 참가할 수 없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만큼 미국에서도 다른 언어를 배우는 데 열심이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라며 외국어를 등한시한다는 것은 오랜전 이야기다. 중국어 교실에서는 백인 아이들이, 스페인 교실에서는 중국, 한국 아이들이 공부하는 일이 흔하다.


전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된 요즘, 미국에서도 외국어 학습이 경쟁력이며 다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인식한다. 이런 세계 의식은 역사 수업에서도 나타난다.

여러 인종과 민족이 함께 세운 미국은 역사가 짧은 반면, 민족별로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건너온 이들과 라틴 아메리카인들이 바라보는 미국 초기 역사라든지, 중국계 학생이 보는 최근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이 개개인의 인종·민족 가치관 등에 따라 해석이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역사와 사회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춘 연령대의 학생들에게 현대사를 가르치는 편이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사회 과목에서는 주로 미국 역사의 초기 부분과 국내 지리에 관해서 배우고, 고등학교 10~11학년 때 세계사나 미국사를 배운다.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다양한 인종·민족의 시각을 수용해 교육하려는 태도가 녹아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가족이 거주하는 애틀랜타주에서는 언어별 스피치대회를 주최하는데, 주정부 혹은 대학에서 여는 대회에서 수상하거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대입에 꽤 도움이 된다. 스피치 대회에 참가해 상장을 받은 아이의 모습.

외국어 수업은 어휘와 문법 암기가 필수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는 스페인어와 최근 아시아 학생들이 많이 택하는 중국어 페이퍼.


역사 교과서. 신생 국가이다 보니,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사를 주로 배우며, 미국사에서는 개척과 독립사의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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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성 미국 통신원
  • EDUCATION 학부모 해외통신원 (2019년 11월 9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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