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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네덜란드 유학생이라는 자부심 에라스무스대 경제학도의 긍지


이달의 주제 유학의 빛과 그림자

네덜란드 유학생이라는 자부심 에라스무스대 경제학도의 긍지

유학 생활이나 해외 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많은 환상이 있다. 나 역시 유학 생활을 하기 전에는 유학의 긍정적인 부분만 보려고 했다. 하지만 3년 차 외국 생활에 접어든 지금은 유학의 단점들도 분명히 보인다. 익숙하지 않은 유럽, 그리고 네덜란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유학 생활의 힘든 점과 행복한 순간을 소개하고자 한다.


개방적이지만 자기 절제 강조하는 네덜란드

유학생들이 네덜란드에 와서 가장 먼저 놀라는 건 자유로운 유흥 문화다. 네덜란드는 주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아주 개방적인 나라여서 합법적으로 유흥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술, 담배처럼 몸에 해로운 것은 안 하기 때문에, 대마초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많은 유학생은 호기심에 이끌려 대마초를 피운다. 마치 고등학생 시절 친구의 권유로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마약에 손을 댄다. 가게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사는 것도 어렵지 않다. 1학년 때 같은 수업을 들었던 인도 친구는 거의 매일 대마초를 피운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이 친구는 지금 1학년을 마치지 못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물론 인도 친구 같은 사례는 흔치 않다. 대부분 자기 절제를 하며 책임감을 갖고 유학 생활을 한다. 그리고 이런 개방적인 네덜란드의 문화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다양한 외국인, 유럽 사람들을 만나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또 네덜란드는 전반적으로 평등한 사회다. 경쟁 사회인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네덜란드는 굉장히 여유롭다. 아직 짧은 기간이지만 나 역시 이곳에서 삶의 작은 여유를 느끼고 있다.


인종차별 없이 다양성 존중 편견 없이 외국인 대하는 문화

네덜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인종차별적 요소가 적다. 나는 네덜란드에서 생활하면서 한 번도 인종차별을 당해본 적이 없다(물론 내가 네덜란드어 욕을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지만). 유학생이 많은 지역에 살고 있긴 하지만, 아시아인을 대놓고 무시하거나 차별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내가 네덜란드어를 조금이라도 하면 반가워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에서 외국인이 한국어를 조금만 잘해도 신기해하며 격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인종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아예 없진 않겠지만, 유럽 국가에서 외국인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나라는 네덜란드가 유일한 것 같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이나 본인의 사정 때문에 외국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한국인은 한국인들끼리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한국인 친구가 많고 이들과 자주 만나지만, 이런 부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1학년 때는 유학생활이 낯설고 시간이 부족해 여러 활동을 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다른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지낸다. 외국인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척 많다. 다만 자신의 의지나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다. 우리 학교는 50% 이상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행사나 파티가 자주 있다. 또 조별 과제도 꽤 많아서 자연스럽게 네덜란드 현지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잦은 편이다.

유학 생활은 공부뿐 아니라 생활적인 부분도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더구나 한국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 가족을 자주 만나기 어려운 건 네덜란드 유학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다. 나 역시 유학 기간 동안 작년 여름에 한국에 한 번 다녀온게 전부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유학생 중에는 성적이 안 돼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다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행히 나는 이런 유학 생활이 오히려 나를 더 책임감 있게 만들어준 것 같다. 처음엔 힘들 수도 있지만, 인내하고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가치는 네덜란드에서 배우고 느낀 소중한 경험

무엇보다 나는 에라스무스대의 경영학과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우리 대학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고, 특히 내가 전공하는 경영·경제학은 유럽 전체에서도 손꼽힌다. 하지만 네덜란드 유학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낯설다. 나도 처음엔 에라스무스대 교환학생 프로그램만 알았을 뿐, 에라스무스대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었다. 특히 명문 대학이라 손꼽히는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 보니 네덜란드 유학은 쉬운 유학이라는 선입견도 있다.

네덜란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갔을 때, 아마 그 자체만으로 장점이 크게 부각되긴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네덜란드 유학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유학의 가치는 대학의 이름값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공부하며 배우고 느낀 경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와 함께 볼링장을 찾았다. 놀이 문화가 많지 않은 네덜란드는 실내 스포츠가 발달했다. 특히 볼링은 일반인들도 다들 보통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고, 볼링장은 주말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반드시 커피숍(coffee shop)이 아닌 카페에 가야 한다. 커피숍은 마리화나 판매가 허가된 상점이기 때문에, 모르고 갔다간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네덜란드 도시 곳곳에 있는 커피숍은 마약에 관대한 네덜란드 문화를 상징하는 곳이다.


네덜란드는 매년 3대 방송장비 박람회인 IBC를 개최한다. 통역 업무 때문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네덜란드에는 이런 박람회 외에도 국제적인 축제가 많다.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통역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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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현 에라스무스대 경제학 spdlqj3663@naver.com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10월 9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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