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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실무와 학업 사이 미네르바만의 독특한 시빅 프로젝트


이달의 주제 잊지 못할 수업과 프로젝트

실무와 학업 사이 미네르바만의 독특한 시빅 프로젝트

실무 중심의 미네르바스쿨 학생에게 ‘시빅 프로젝트(Civic Project)’는 학업 만큼이나 대학생활의 중요한 요소다. 특히 1학년 때는 프로젝트가 교육과정 안에 포함돼 전교생이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 결과물은 1년간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가장 중요도가 높은 만큼 1학년 생활의 핵심이다.

이번 호에서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미네르바의 프로젝트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노인복지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력 발휘

미네르바는 학생들에게 적성에 맞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나 역시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여러 주제 중 관심 가는 5가지 주제를 선택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지난 두 학기 동안 진행했던 캘리포니아주립대 의학전문대학원의 프로젝트였다.

2학년까지 미네르바의 프로젝트들은 주로 파트너 혹은 멘토들이 발제한 주제들로 구성된다. 주제 선정 기간에 나의 최대 관심사는 사회 문제와 사회 정의였다. 그래서 관련 주제들을 내놨는 데, 운 좋게도 의학전문대학원 뇌과학 연구소의 페드라 박사님과 함께 노인 복지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 주제는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복지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효율적으로 교육하기’였다.

프로젝트 선정은 11월에 하는데, 설명한 것처럼 본인의 관심 분야에 해당하는 다섯 가지 연구 주제를 고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그중 1순위 주제에 참여할 수 있고, 아니라면 차순위 주제에 배정된다. 같은 주제를 선정한 친구들과 한 조가 돼 보통 네 명이 한 팀을 이룬다. 어떤 친구와 같은 조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팀워크가 걱정된다면 주제 선정 전에 팀을 짜고 직접 선정한 주제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다.


서로 다른 네 명의 팀원, 팀워크 다지기

네 명이 한 팀으로 활동하지만 학기말에 제출할 결과물은 개인 탐구 보고서다. 그래서 다른 조원들과는 큰 주제만 공유하고 그 안에서 개인적인 연구 주제로 탐구를 진행해 각자 보고서를 써야 한다. 팀 결성 초반에는 당연히 한 팀으로 같이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프로젝트 멘토와도 좋은 관계를 쌓는 과정이 요구된다.

나는 불가리아에서 온 마틴, 코소보에서 온 알비온, 우크라이나에서 온 아나스타시아와 한 조가 됐다. 평소에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은 아니었지만 같은 수업을 듣고 있어 안면은 있던 친구들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팀장을 뽑는 과정부터 난관이었다. 서로 미루던 상황에 결국 마틴이 자원해 팀장이 됐지만,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삐걱대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멘토인 페드라 박사님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 약속시간을 잘못 안 마틴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후 보고서 제출을 위한 회의 일정을 결정하는 상황에서도 서로의 시각 차가 극명하게 드러났고, 팀원 간에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우리 팀의 참여 방식은 ‘참여관찰’ 연구를 통한 매뉴얼 만들기였다. MISCI라는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샌프란시스코 지역 노인 분들과 교류했는데, 이 연구의 목적은 고독을 느끼는 노인들이 젊은 세대와 교류했을 때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었다.

페드라 박사님과 연결된 팀의 구성원 대부분은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우리 팀장이었던 마틴만 빠지는 상황이또 생겼고 결국 팀장이 교체됐다. 나는 마틴에 이어 새 팀장을 맡게 됐고, 남은 기간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MISCI프로그램에도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멘토였던 페드라 박사님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결과물로 만든 MISCI 참여자 트레이닝 매뉴얼은 담당 교수님과 페드라 박사님을 비롯한 MISCI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개인 과제로 보람과 성취도 UP!

팀 프로젝트 안에서 내가 맡은 개인 연구 주제는 젊은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노인-봉사자 연결 플랫폼이었다. 내 경험상 젊은이들이 노인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 사이의 교집합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공통의 관심사가 없으니 세대 차이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고 대화를 이어가기 힘들며 어색해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내가 고안한 플랫폼은 봉사자와 노인들 간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끼리 연결 될 수 있게 한 것이다. 비록 앱 개발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심리학과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봉사자와 피봉사자를 연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고안하고 앱의 이름과 간단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보고서에 실었다. 보고서를 평가한 담당 교수님도 칭찬해주셨고, 좋은 점수를 받아 뿌듯했다.

돌아보면 험난한 과정이긴 했지만, 서로 다른 배경의 친구들과 맞춰가며 팀 워크의 의미를 깨닫고 노인복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값진 경험이었다.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한 팀 ‘그랜말리’ 친구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우리 팀의 프로필. 마틴, 알비온, 아나스타시아, 그리고 나까지 네 명의 사진이 실렸다.


팀원들과 함께 만든 매뉴얼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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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준영 (미네르바스쿨 자유전공) junyoung@minerva.kgi.edu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09월 9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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