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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92호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배움에 대한 두려움 떨쳐낸 시간



외국에서 첫 학기를 시작했던 때의 감정은 한국에서의 새 학기와는 다른 설렘이었다. 많은 걱정과 설렘의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걱정과 달리 한국과 다른 문화 속 다른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가치관을 나누며 유학 생활이 더욱 풍성해졌다.


배움에는 때가 있다고? 배움에는 끝이 없어!
외국에서는 첫 만남 때 서로의 나이를 묻지 않는다. 그래서 동기들의 나이를 정확히 모른 채 학교생활을 한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처음 만나 친해진 친구가 최근에 “15년 만에 학교를 다니니 모든 게 새롭다”라고 말해 다들 깜짝 놀랐다. 2명의 자녀가 있다는 그 친구는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을 찾아 대학원에 입학했다고 한다. 한국은 비슷한 또래들이 모여 공부하기에 이렇게 나이 차가 나는 사람과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거의 없어 내겐 새로운 경험이었다.
하지만 나이 차가 난다고 해서 서로의 위치나 역할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동등한 출발점에서 서로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친구일 뿐이다. 또한 지금 내 나이 때 고민하는 것을 나보다 먼저 경험했기에 선배로서 조언을 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친구가 한 말 중 “15년 만에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 간절하게 원하면 이룰 수 있고 역시나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업 시간에 절대 늦지 않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육아와 공부를 동시에 하면서도 열정적이고 능동적인 친구를 보며 많은 걸 배운다.
학창 시절 누구나 들어본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 대신 ‘때와 상관없이 언제나 배울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친구였다.


언어는 하고 싶어 배워야, 흥미를 찾는 것부터
한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한국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핀란드 친구를 만났을 때의 놀라움은 잊을 수 없다. 그 친구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드라마 내용보다 한국어 소리에 매료돼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단다.
그렇게 한국 문화와 언어를 접한 친구는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대학도 경험했다.
유학 생활을 하며 그 나라의 모국어를 꼭 배우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다. 열정은 가득했으나 새로운 문법이나 어휘를 배우면 무조건 외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언어를 배우는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내 고민을 들은 친구는 “해야 하니까 배우는 언어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 공부하는 언어”라고 생각하고 배우는 것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굳이 교과서나 책을 보지 않아도, 핀란드어로 된 만화나 미디어 프로그램, 또는 사람을 통해 귀로 듣고 말해보면서 흥미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막연한 접근보다는 6개월 뒤에 핀란드 사람들과 간단한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말하기 연습하기, 나의 꿈을 주제로 핀란드어로 에세이 쓰기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그 이후로 나는 책을 통해서만 언어를 배우기보다 핀란드 어린이 만화 <무민>을 통해 언어를 접했고, 핀란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배운 단어들을 하나씩 사용하기 시작했다. 경험에서 나온 친구의 외국어 공부 노하우 덕분에 나의 핀란드어 실력은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그 친구는 한국어뿐 아니라 다른 외국어도 막연히 해야 해서가 아닌 배우고 싶은 언어로 접근하며 열심히 도전 중이다.


핀란드에서는 학생 파티 장소가 사우나?
어느 날 학생 파티가 있다며 수영복과 수건을 챙겨오라고 했다. ‘학생 파티에 수영복과 수건을 왜?’ 하는 생각으로 파티 장소에 향했다. 알고 보니 학생 파티 장소가 사우나! 인구 수가 550만 명인 핀란드에 사우나만 200~300만 개가 있을 만큼 사우나 문화가 일상화돼 있다.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사우나를 하고 음료를 마시고 대화하면서 함께 즐기는 문화가 신선하면서도 어색했다. 여러 번 경험해보니 친구들과 사우나에서 일상, 학업, 진로 등에 대한 고민거리를 다른 곳보다 더 친근하고 편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학생회에서는 종종 학기가 시작하거나 끝날 때 공중 야외 사우나에서 모임을 가진다. 공중 야외 사우나는 사우나를 하고 자연 그대로의 청정 호수에서 수영을 하며 장작불에 소시지도 구워 먹을 수 있어 핀란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이다. 사우나에서 중요한 회의를 하고 학생 파티를 여는 핀란드 문화가 우리와는 다르지만, 유학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 중 하나가 됐다.






1. 교환학생 때 만난 친구를 유학 생활을 하면서 다시 만났다. 그때의 반가움과 행복감은 정말 컸다.
2. 교육 포럼 행사 때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우리는 많이 성장한다.
3.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친구들과 함께 핀란드 여름 도시로 놀러 갔다. 노을이 질 무렵 해변가에서 찍은 사진.
4. 수업 후 점심시간. 유학 생활을 통해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만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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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01월 8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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